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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박상재 동화 『꽃탑』

“고즈넉한 암자를 배경으로 보물 석탑과 돌무더기탑을 대비해 동화의 향기 담아”

하찮은 ‘돌탑’에서 아름답게 변신한 ‘꽃탑’을 통해 겉치레보다 마음의 소중함 일깨워

“뎅~ 뎅~ ”

은은한 범종 소리가 산그리메를 따라 울려퍼집니다.

숲속 떡갈나무들이 종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생각에 잠깁니다.

저녁 햇살을 받은 떡갈나무 잎들이 반짝거립니다.

떡갈나무들이 푸른 향기를 내뿜습니다.

그 향기를 맡으며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래된 암자 하나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이 절의 이름을 ‘미륵암’이라고 불렀습니다.

『꽃탑』의 프롤로그이다.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40여년 동안 동화를 써온 박상재 동화작가가 김충경 화백과 손잡고 그림동화책을 선보였다. 이 동화는 고즈넉한 천년 암자를 배경으로 나라에서 보물로 지정한 석탑과 주지스님이 십년동안 쌓아올린 돌탑을 대비해 풍경소리 만큼 맑은 동화의 향기를 담아내고 있다.

 

산들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풍경소리가 해맑게 들려왔습니다.

“어머나 돌탑님! 돌탑님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탑이 되었어요. 가장 멋진 꽃탑이 되었어요.”

풍경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습니다.

비둘기가 굴참나무 가지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보물 석탑도 부럽게 쳐다보았습니다. 꽃탑이 된 아름다운 돌탑의 모습을.

이제 석탑보다 돌탑 앞에 사람들이 더 많이 머물다 갔습니다. 3층 석탑은 외로움을 끙끙 앓아야 했습니다.

이 동화의 에필로그이다. 비둘기가 심은 오색 나팔꽃으로 뒤덮여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돌탑이 된 꽃탑을 보고 추녀 끝 풍경이 기뻐한다. 동화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판타지 문학의 보고이다. 발길에 차이는 하찮은 돌들을 쌓아 올린 돌탑은 보물로 지정되어 신분이 높은 석탑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이 동화는 콧대 높은 석탑이 오히려 하찮았던 돌탑을 부러워하는 반전의 묘를 살리고 있다. 음지가 양지가 되기도 하고, 가장 낮은 자가 높은 자가 되며, 돌무더기가 화려한 꽃탑으로 변신하는 것이 동화의 매력이다.

석탑과 돌탑은 각각 높고 낮은 신분을 상징한다. 석탑은 가진 자이고, 권력이고, 거만함이다. 이에 비해 돌탑은 소외 계층이고, 마이너이고, 쓸쓸함이다. 석탑에게 늘 업신여김 받고 사람들한테도 외면 받던 돌탑이 비둘기의 도움으로 신분 상승을 한다. 겉치레만 화려해진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쌓아온 내공으로 속이 깊고 품이 넓은 탑이 된 것이다.

박상재 작가는 1981년 <아동문예> 신인상과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을 통해 등단하여 40년 넘게 동화를 써오며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PEN 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동안『개미가 된 아이』,『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돼지는 잘못이 없어요』,『잃어버린 도깨비』등 동화집 120여 권을 냈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과 한국글짓기지도회 회장,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한기 기자  svaha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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