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일 주무관이 가족사랑의 날에 대한 견해를 얘기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은 가족행복의 첫걸음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개혁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가족사랑의 날이다. 정책브리핑에서는 가족사랑의 날 시행 우수기관을 찾아 어떻게 하면 가족사랑의 날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지 또 이를 통해 일·가정 양립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은 가족사랑의 날입니다. 정시 퇴근해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기 바랍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6시가 다가오면 대전시 동구청 사무실 곳곳에 방송이 울려퍼진다. 정시퇴근을 위해 업무 마무리를 하려는 동구청 직원들의 모습은 여느때 보다 더 분주하다.

“가족사랑의 날에는 상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시에 퇴근해요. 저녁시간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도 먹고 평소에 못다한 얘기들도 하고 그러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요”. 이재일 주무관이 가족사랑의 날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대전시 동구청이 가족사랑의 날을 시행한 것은 지난 2012년 2월의 일이다.

가족사랑의 날 저녁 6시 30분이 지나면 대전시 동구청의 모든 사무실 조명은 일괄소등된다. 직원들은 근무시간 이후에 일을 더 할 경우 받는 초과근무 수당을 가족사랑의 날에는 받지 못한다.

가정이 편안해야 구민에게도 편안한 행정을 펼칠 수 있다는 게 한현택 구청장의 모토. 가족사랑의 날의 시행은 이 같은 한 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가족사랑의 날’을 독려하기 위해 한현택 동구청장은 직접 동영상으로 메시지를 녹화해 그 취지를 알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엇이든 처음 도입되는 것이 정착하기까지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 대전시 동구청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근무시간이 지나면 불을 꺼버리고 초과수당도 받을 수 없다는 가족사랑의 날에 직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업무가 많아서 부득이하게 야근을 해야만 하는 부서에서는 사무실 일괄 소등에 대해 불편하다는 호소가 있기도 했어요. 실제로 초창기에는 개인 조명등을 켜놓고 근무를 하는 직원들도 있었고요”. 문강숙 가족사랑의 날 담당자가 설명을 이어갔다.

문강숙 담당자가 가족사랑의 날로 인한 구청의 변화를 설명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부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서 안내방송을 할 정도로 독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동구청 직원들의 인식도 서서히 변해갔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작은 실천이 가족사랑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자리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사랑의 날이 대전시 동구청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일단 업무방식이 개선됐다는 것이 문 담당자의 전언이다.

“가족사랑의 날이 생긴 이후 쓸데없이 하는 야근이 줄어들고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됐습니다. 또 이렇게 정시퇴근을 하기 위해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집중해서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개선이 업무의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짐은 물론이다.

송혜영 동구청 여성가족과 여성친화담당계장.

“이런게 바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 아닐까요?” 송혜영 동구청 여성가족과 여성친화담당 계장이 문 담당자의 설명에 목소리를 보탰다.

“요즘은 어린아이의 양육도 엄마 혼자의 몫이 아니거든요. 젊은 남자 직원들은 정시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가서 육아를 함께하더라고요. 당연히 가족사랑의 날에 대한 아내들의 만족도도 높겠죠?” 송 계장은 가족사랑의 날이 가족 뿐만 아니라 직원간의 분위기도 가족적으로 바꿔놨다고 털어놨다.

“직원들 간의 동호회 활동을 통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운동을 하는 직원들도 있어요. 저도 탁구 동호회 활동을 하는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직원들과 친목도 도모하고 건강 관리도 하고 있지요”. 업무만 공유하던 딱딱한 사이의 동료들이 함께 땀 흘리며 하는 운동을 통해 좀 더 끈끈해졌다고 말하는 송혜영 계장. 

대전시 동구청에서는 가족사랑의 날이 직원간의 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탁구동호회 회원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는 모습.

실제로 최근 재정 위기를 겪기도 했던 대전시 동구청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똘똘 뭉쳤던 동료애를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대전시 동구청의 가족사랑의 날에 대한 성과는 가족사랑의 날의 확대로 이어졌다. 대전시 동구청은 지난해 7월부터는 수요일 뿐만 아니라 금요일에도 가족사랑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여가부가 진행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우수기업 UCC 공모전’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가족친화인증기관에도 선정됐다.

“실천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실천을 할 수 있었던 것에는 리더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고요 거기에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문강숙 담당자가 가족사랑의 날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원들의 생각 변화와 관리자의 추진력이라고 밝혔다.

대전시 동구청은 가족사랑의 날을 주2회에서 3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의 수요일과 금요일 외에 일요일에도 가족사랑을 실천하는 날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또 여기에 더 나아가 가족사랑 실천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어린 자녀들에게 엄마 아빠의 직장을 체험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엄마아빠 직장 체험의 날’도 운영할 예정이다. 대전시 동구청은 가족사랑의 날 실천으로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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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연 기자  jjan22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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