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취업난 해소를 목적으로 올해 27년 만에 국가직 공무원을 가장 많이 채용하기로 하자 대학가와 노량진 등 학원가에서는 연초부터 공무원 시험 열풍이 불고 있다.

선발인원 증가로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에 취업준비생들이 몰리고 있다. 공시족이 늘어나면서 학원들간의 수험생 유치전도 치열하다.

9급 채용증가로 경쟁률 급락 

인사혁신처(혁신처)에 따르면 국가직 공채 선발인원이 늘어날수록 실제로 응시인원은 증가하고 경쟁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직 5·7·9급 공채 선발인원은 2011년 2347명에서 지난해 4810명으로 늘었다. 9급 채용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9급 응시인원은 14만2732명에서 19만987명으로 5만명 가량 늘었다. 반면 이 기간 9급 경쟁률은 93.3대 1에서 51.6대1로 낮아졌다.  

5·7·9급 5370명을 채용하는 올해는 9급 등의 경쟁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처 채용관리과 관계자는 “최근 5년 추세를 보면 시험과목에 변동이 없을 경우 경쟁률은 선발인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시험과목은 동일하고 선발인원이 늘어난 이상 올해 경쟁률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공무원 시험에 대한 문의 전화가 폭주해 부서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 지난달 30일 2016년 채용계획이 공고되자 채용관리과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몰렸다. 혁신처 관계자는 “낮 12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하더니 저녁 퇴근 때까지 끊이지 않고 전화가 왔다”며 “관련 뉴스를 보고 수험생 학부모를 비롯해 초시생(공무원 시험준비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몰려 예년보다 문의 전화가 많았다”고 전했다.  

학원가 수험생 유치전 치열  

학원가도 채용확대 소식에 발맞춰 치열한 수험생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인기 강의를 1년간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하거나, 연예인이 출연한 방송광고 CM송을 만들어 친숙한 이미지를 홍보하기도 한다.  

노량진에서 행정학 강의 중인 김모씨는 “겨울방학·휴학 중인 수험생을 모셔오려는 학원들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며 “인강(인터넷 강의)을 신청하는 수험생이 많다 보니 포털 등에 학원을 알리고 수험전략 상담을 하는 홍보전도 치열하다”고 귀뜸했다.

이 같은 공무원 열풍에 대해 수험생 내부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2년9월째 법원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A씨는 공채 확대에 대해 “공시생에게는 좋은 소식이겠지만 사회적으로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며 “국가 재정적으로도 그렇고 합격 후 발령이 늦어지면서 다음 해에 뽑는 인원이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3년 6개월째 9급 시험을 준비해 온 이모(28·부천) 씨는 “명문대 졸업생도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게 아쉽다”면서도 “사기업에서 20대에도 명퇴를 당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공무원 열풍에 대해 개인 탓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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