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교사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사각지대에 있었던 '도서·벽지' 공무원에 대한 지원방안이 마련된다. 정부는 관계부처·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현실화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특수지 근무수당' 인상 방안을 검토한다. 또 인천 옹진군, 전남 신안군 등 평생 섬에서 근무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육지로 일정 기간 파견돼 근무토록 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홍윤식 장관은 8일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도서·벽지 공무원 근무현장을 살펴보고 현장 공무원들과 근무여건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도서·벽지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예컨대, 전남 신안군은 1000여 개의 섬으로만 구성돼 있고, 주거와 안전, 교육 환경 등이 열악해 공무원들의 근무 기피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행자부는 홍 장관의 신안군 방문을 계기로 도서·벽지 공무원들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행자부는 섬마을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지자체에 관사 안전장치 강화 등 지역별 여건에 맞는 안전대책 수립 및 이행을 요청한 바 있다.

먼저, 행자부는 도서·벽지 공무원들이 받는 '특수지 근무수당' 인상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홍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김영만 주무관은 "도서지역에 근무하면 도서간 이동 빈도가 높아 교통비 등 소요비용이 많은데 현재 받는 수당 액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실을 반영해 특수지근무수당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특수지 근무수당 인상은 행자부와 인사혁신처가 함께 검토해야 하는 사항이라 부처 협의를 거쳐 추진될 예정이다.

근무지역이 섬으로만 이뤄져 있어 평생 섬 근무만 하는 공무원은 '육지 근무'가 가능토록 검토한다. 인천 옹진군과 전남 신안군, 경북 울릉군 등이 대상이다. 심덕섭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평생 섬에서만 일해야 하는 공무원이 육지로 파견되서 일정 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직 기준에 도서 수, 해안선 길이 등 도서·벽지의 특수성을 감안한 행정지표를 반영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고민호 신안군 행정지원실장은 “신안군은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주민이 있는 섬에는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기구와 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인구 규모에 따라 획일적으로 규정된 실국 설치 기준을 개선해 다양한 행정지표를 반영해 달라"고 홍 장관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주민이 행복한 생활자치로의 지방자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지자체의 현황과 특수성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고 이를 반영하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현장서 보니 도서·벽지 지역의 근무여건이 얼마나 열악한 지 더욱 체감된다. 신안군의 특수성을 반영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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