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6일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특히 야당은 공무원 증원과 복지 예산을 두고 “미래를 희생하고 현재를 즐기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예산”이라며 총공세를 펼쳤다. 이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구조적 문제인 양극화·소득불평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연구개발(R&D)투자·농업·에너지·환경·사회간접자본(SOC) 등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예산은 감소하고, 현금을 나눠주는 이전소득과 보건·복지·노동 등 경직적인 예산을 늘리는 것이 과연 미래지향적인 예산 구성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폭 증액된 예산 규모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했다. 김 의원은 “2009년 금융위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마이너스 성장 속에서 두자릿수 예산 증액을 통해 위기 극복을 시도했다. 7.1% 예산 증가는 이례적”이라면서 “정부는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재정의 역할은 크게 경제 위기 등 대외적인 여건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과 여러가지 사회적·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데, 전자보다는 후자에 근거해서 성장 모멘텀을 올리고 사회·경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 또한 “인간 수명도 늘어나고 있고, 공무원 연금의 경우 배우자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최소 40년간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모두 국민 세금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에 윤후덕 민주당 간사는 “30년간 채우는 공무원은 전체 55%에 불과하고, 또 5급까지 승진하는 공무원 비율도 28%에 불과하다. 특히 생활현장직 공무원은 현실적으로 5급까지 채우는 게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공무원 증원과 관련한 구체적인 재정 소요에 대한 정부의 자료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도읍 한국당 간사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5개년 계획과 100대 국정과제들이 2018년 예산안에 대부분 녹여져 있다”면서 “하지만 구체적 재정소요가 확인되지 않는다. 자료를 빨리 주면, 의원과 총리간의 줄다리기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 일자리와 복지예산에 대한 야당 비판이 잇따르자 여당 의원들은 재정을 투입해 소득불평등을 해소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정부를 두둔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소득불평등 지표인 소득집중도를 살펴보면 2012년 기준 상위 10%가 부의 44.9%를 가져가고 있다.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나쁜 수준”이라면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소득과 소비를 늘리고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SOC투자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부 시절 3년간 SOC 편성해놓고 1조5000억원을 못 썼다. 이명박 시절 4대강 사업의 교훈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이번 예산편성은 집행률에 맞춰서 정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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