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과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하며 많은 후학을 길러낸 박상재 작가가 가사체 형식으로 쓴 창작동화 4편을 모아 가사동화집이란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선보였다. 사계절에 어울리는 네 편의 동화들은 <아빠와 소나무>(봄), <아빠와 콩나물>(여름), <가을산 아이들>(가을), <까치를 기다리는 아이>(겨울) 등이다. 이 책은 <가사로 쓰는 동화 100인선> 시리즈 중 열 두번 째로 출간되었는데, <한국가사문학 학술진흥위원회>에서 기획하였다.

  박상재 작가는 머리글을 통해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이 있듯이 담양의 가사문학관을 중심으로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어린 가사문학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마땅히 칭송받을 일”이라고 전제하고, “뜻깊은 사업을 통해 가사문학에 더욱 관심을 갖고, 가사동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표제작인 <가을산 아이들>은 단풍이 물든 가을산을 배경으로 산골학교 아이들의 우정과 순박한 동심을 그리고 있다. 머루와 으름을 따러 산에 오른 산골마을 아이들이 올가미에 걸린 노루를 발견하고 갈등을 겪지만, 철희의 설득으로 살려준다는 내용이다. <아빠와 소나무>는 한식날 고향마을 선산에 성묘하러 간 아빠가 멋진 분재용 소나무를 발견하고 캐서 집으로 가져왔지만 결국 죽게 만든다는 내용으로 어른들의 부질없는 욕심을 고발하고 있다. <아빠와 콩나물>은 콩나물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는 미나 아빠의 특별한 사연과 콩나물에 얽힌 집안 내력을 쓴 동화이다. 미나 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콩나물 장사를 하여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 결혼까지 시켰지만, 암으로 세상을 떠나며 콩나물 장사에 대한 애환을 털어놓는다. <까치를 기다리는 아이>는 새해 첫날부터 소담스럽게 내리는 함박눈을 맞으며 까치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산골소년 상구의 동심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는 돈을 벌러 외국으로 떠나고 혼기를 놓친 삼촌도 늦장가를 들어 도시로 떠난 시골집에서 할아버지와 둘이 사는 상구가 까치를 기다리는 사연이 궁금해지는 동화이다.

  네 편의 동화 모두 때묻지 않은 동심이 세상을 밝고 맑게 하고, 온갖 비리로 얼룩진 사회를 구원할 수 있는 치유제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간행위원회 대표인 최한선 교수는 발간사에서 “운문으로 쓴 동화는 친숙한 리듬감과 편안한 율동감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아동의 정서와 감성 발달 등에 보다 더 큰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박 작가는 1981년 아동문예 신인상,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을 통해 등단했다. 그동안 『도깨비가 된 장승』(청개구리), 『잃어버린 도깨비』(아침마중) 『도깨비와 메밀묵』(단비어린이) 등 도깨비를 소재로 한 동화집을 비롯해 『개미가 된 아이』(예림당),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크레용하우스), 『꽃이 된 아이』(단비어린이) 등 동화집 120여 권을 냈다.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생명과문학 작가상, PEN문학상 등을 받았고,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무원뉴스  korea-news@naver.com

<저작권자 © 공무원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