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병원 직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만나길 꺼립니다”

화성 동탄성심병원 직원인 아버지를 둔 A(24)씨는 최근 기말고사를 앞두고 대학교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려다 친구들에게 퇴짜( )를 맞았다.

A씨의 아버지 직장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함께 공부했던 동기와 선후배들도 ‘같이 시험공부를 하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는 식의 눈치를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A군이 속해있는 해당 학과 전체에 소문이 나자 A씨는 교내식당에서 점심도 혼자 먹고 수업이 끝나도 곧장 귀가하는 등 때 아닌 왕따의 서러움을 겪고 있다.

A씨는 “아버지가 병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에서 나까지 감염자 취급을 한다”며 “평소 저녁마다 치맥을 즐겼던 친구들도 서로 조심하자고 연락을 피한다”고 푸념했다.

이에 따라 메르스를 치료한 의사들의 가족들을 향한 '마녀 사냥'식 소문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나온 경기도 화성의 한 내과의원을 운영 중인 아버지를 둔 B (25)씨는 "아버지가 의사인 것이 지금처럼 싫을 때가 없었다"며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병 퍼뜨리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메르스 의사, 그들도 목숨 걸고 치료해 주고 있는데 왕따라니", "메르스 의사, 말도 안 된다", "메르스 의사, 지금 같은 때일수록 서로 비판하는 건 자제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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